병원 방문도 이제 쉬워요
작년에 어머니가 무릎 수술을 받으셔서 정기적으로 병원에 모셔다 드려야 하는 상황이 됐어요. 그런데 저희 집이 울산 외곽이라 버스를 두 번이나 갈아타야 하고, 택시비는 왕복에 5만원 가까이 나오더라고요. 면허는 4년 전에 땄는데 막상 운전은 한 번도 안 해봐서 완전 장롱면허였거든요.
처음엔 그냥 택시 타자고 생각했는데 한 달에 네 번씩 병원 가니까 부담이 만만치 않았어요. 게다가 어머니가 무릎이 불편하셔서 버스 정류장까지 걷는 것도 힘들어하시고... 그래서 진짜 운전 배워야겠다 싶었어요.
사실 그동안 운전이 너무 막연하게 느껴져서 미루고 미뤘거든요ㅠㅠ 근데 이번엔 정말 필요하니까 용기를 냈어요.
네이버에서 울산 운전연수 검색하면서 후기들을 하나하나 읽어봤어요. 솔직히 업체가 너무 많아서 어디를 선택해야 할지 고민이 되더라고요. 그러다가 자차로 배울 수 있다는 곳을 발견했는데, 우리 집 아반떼로 연습할 수 있다니까 그게 제일 마음에 들었어요.

전화 상담할 때도 강사님이 친절하게 설명해주셔서 바로 신청했어요. 시간도 제가 원하는 대로 조정 가능하다고 하셔서 병원 스케줄 피해서 잡을 수 있었거든요.
첫날은 집 앞 주차장에서 시작했어요. 3월 초라 날씨가 좀 쌀쌀했는데 긴장해서 그런지 손에 땀이 나더라고요 ㅋㅋ 강사님이 "처음이니까 천천히 해도 돼요"라고 하셨는데, 그 말에 좀 안심이 됐어요. 기본 조작법부터 배웠는데 기어 넣는 것도 헷갈리고 사이드미러 조절하는 것도 어색했어요.
첫날은 동네 이면도로만 왔다갔다 했어요. 그런데 제가 브레이크를 너무 급하게 밟아서 차가 확 꺾이는 거예요;; 강사님이 "브레이크는 살짝 밟는 느낌으로 해야 돼요"라고 알려주셨어요. 진짜 말처럼 쉽지 않더라고요.
둘째 날은 좀 더 큰 도로로 나갔어요. 울산 삼산로 쪽으로 갔는데, 차가 많으니까 진짜 심장이 쿵쾅거렸어요!! 신호등에서 출발할 때 뒤에서 빵빵 울릴까봐 조마조마했거든요. 그래도 강사님이 옆에서 "괜찮아요, 천천히 출발하면 돼요"라고 계속 말씀해주셔서 조금씩 적응했어요.

차선 변경하는 게 제일 어려웠어요. 사이드미러 보고 깜빡이 켜고 고개 돌려서 확인하고... 한 번에 해야 할 게 너무 많은 거예요. 한 번은 깜빡이를 안 켜고 차선 변경하려다가 강사님한테 제동당했어요 ㅋㅋㅋ "깜빡이는 습관 들여야 해요. 나중에 사고나요"라고 하시더라고요.
셋째 날은 오전 10시쯤 나갔는데 날씨가 진짜 좋았어요. 강사님이 오늘은 병원까지 한번 가보자고 하셔서 실제 루트로 연습했거든요. 집에서 울산대학교병원까지 가는 길이었는데, 삼산교차로 지나고 번개시장 앞 지나서 병원 입구까지 갔어요.
병원 주차장 들어가는 게 좀 빡빡했어요. 경사로에서 후진 주차까지 해야 했는데 한 번에 안 되더라고요ㅠㅠ 세 번 만에 겨우 넣었는데, 강사님이 "처음치고 잘했어요. 몇 번 더 해보면 금방 익숙해질 거예요"라고 칭찬해주셨어요. 그 말 듣고 진짜 기분이 좋았어요.
넷째 날은 비가 와서 와이퍼 작동하는 법도 배웠어요. 빗길 운전은 또 다른 느낌이더라고요. 브레이크 밟을 때 더 조심해야 하고, 앞차 간격도 더 띄워야 한다고 하셨어요. 비 오는 날 병원 가는 연습도 한 번 더 했는데, 이번엔 주차를 두 번 만에 성공했어요!

마지막 날은 실전처럼 혼자 운전하는 느낌으로 해봤어요. 강사님이 거의 말씀 안 하시고 제가 알아서 판단하게 하셨거든요. 물론 옆에서 지켜보고 계시긴 했지만요 ㅋㅋ 집에서 병원까지 갔다가 다시 집으로 오는 코스를 완주했어요. 진짜 뿌듯하더라고요.
연수 끝나고 일주일 뒤에 진짜 어머니 모시고 병원 갔어요. 아침 일찍 출발했는데 손이 좀 떨리긴 했지만 그래도 배운 대로 천천히 운전했어요. 어머니가 옆에서 "우리 딸 운전 잘하네"라고 하시는데 진짜 눈물 날 뻔했어요ㅠㅠ
이제는 2주에 한 번씩 병원 모셔다 드리는 게 전혀 부담 안 돼요. 택시비도 아끼고 어머니도 편하게 이동하시니까 너무 좋아하세요. 날씨 안 좋은 날은 차 안에서 기다리실 수 있으니까 훨씬 낫거든요.
처음엔 운전이 정말 막막했는데 막상 배우고 나니까 생각보다 할 만했어요. 물론 아직도 주차는 좀 어렵고 큰 차 옆 지나갈 때 조심스럽긴 하지만요 ㅋㅋ 그래도 병원도 가고 마트도 가고 이제 차 없는 생활은 상상이 안 되네요. 진짜 배우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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