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함께 운전하기
면허는 작년에 땄는데 진짜 운전할 일이 없어서 그냥 지갑 속에만 넣어뒀거든요. 근데 요즘 애들이 커가면서 주말에 남편이랑 아이들이랑 같이 외출할 일이 많아졌는데, 매번 남편만 운전하니까 미안하더라고요. 특히 울산에서 장거리 나갈 때는 교대해서 운전하면 훨씬 편할 텐데 싶었어요.
남편이 옆에서 알려주면 되지 않냐고 하는데, 사실 가족끼리 하면 자꾸 서로 예민해지잖아요ㅠㅠ 한두 번 시도해봤는데 남편이 브레이크 밟으라고 소리 지르고 저는 긴장해서 엑셀 밟고... 완전 난리였어요. 그래서 그냥 제대로 배우자 싶었어요.
마트 갈 때도 애들 데리고 대중교통 타면 너무 힘들고, 큰 아이가 유치원 끝나고 학원 가는데 매번 남편 눈치 보면서 차 빌려달라고 하기도 그렇고요. 이번 기회에 진짜 도로 운전을 배워야겠다 싶었어요.
네이버에서 울산 운전연수 검색하니까 진짜 많이 나오더라고요. 후기 하나하나 다 읽어봤는데, 너무 광고 같은 건 거르고 진짜 솔직하게 쓴 것 같은 곳으로 골랐어요. 방문운전연수로 우리 집 앞에서 픽업해 주는 곳이 좋겠더라고요.
전화로 상담할 때 강사님이 "차는 있으세요?"라고 물어보셔서 우리 차로 배우고 싶다고 했어요. 자차운전연수가 나중에 실제로 탈 차로 연습하니까 더 좋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바로 예약했어요.

첫날은 진짜 떨렸어요. 강사님이 오시기 전에 운전석 앉아서 시동만 몇 번 껐다 켰다 했던 것 같아요ㅋㅋ 강사님은 40대쯤 되신 남자 분이셨는데, 생각보다 편안하게 말씀하셔서 긴장이 좀 풀렸어요. "일단 집 근처 골목길부터 천천히 나가 볼까요?"라고 하시더라고요.
처음엔 우리 동네 이면도로 돌았어요. 주택가라 차가 별로 없어서 다행이었는데, 그래도 주차된 차들 사이로 지나갈 때 간격 감각이 진짜 없더라고요. 강사님이 "지금 왼쪽으로 50cm는 남았어요, 괜찮아요"라고 계속 말씀해 주셨어요. 근데 제 눈엔 진짜 10cm도 안 남은 것처럼 보였거든요.
첫날은 1시간 정도 동네만 빙빙 돌았는데, 끝나고 나니까 손에 땀이 완전 차 있었어요. 강사님이 "내일은 큰 도로 나가볼게요" 하시는데 진짜 걱정됐어요. 근데 또 기대도 되더라고요.
둘째 날은 아침 10시에 시작했어요. 날씨가 좀 흐렸는데 강사님이 "비 오는 날도 연습해야 하니까 오늘 딱 좋네요"라고 하시더라고요. 울산 태화강역 쪽 큰 도로로 나갔는데, 차선이 여러 개 있으니까 어디로 가야 할지 헷갈렸어요.
차선 변경할 때 타이밍을 못 잡겠더라고요. 깜빡이 켜고 백미러 보고 옆 차 확인하고... 해야 할 게 너무 많아서 머리가 하얘졌어요. 강사님이 "지금!", "지금!" 하고 말씀해 주시는데 그 타이밍에 핸들을 못 돌리겠는 거예요ㅠㅠ 몇 번 놓치고 나서야 겨우 차선 하나 바꿨어요.

근데 신기한 게, 한 시간쯤 지나니까 조금씩 익숙해지더라고요. 처음엔 뒷차가 빵빵거리면 완전 패닉이었는데, 나중엔 "어차피 내가 초보인데 뭐 어쩌겠어" 싶은 마음도 생기고요ㅋㅋ 강사님이 "그렇게 생각하시는 게 맞아요. 너무 주눅 들 필요 없어요"라고 하시더라고요.
셋째 날은 남편이랑 애들 태우고 연습해 보고 싶다고 강사님한테 말씀드렸어요. 강사님이 "아, 좋죠! 근데 애들 카시트는 미리 설치해 두세요"라고 하셔서 전날 밤에 남편이랑 같이 카시트 두 개 다 달았어요. 아침에 애들 유치원 보내고 남편이 회사 조퇴하고 왔어요.
강사님이 조수석에 앉으시고 남편이랑 애들은 뒷좌석에 탔어요. 남편이 옆에 타니까 더 긴장되더라고요ㅋㅋ 강사님이 "오늘은 울산 현대백화점 쪽까지 다녀올게요. 주차 연습도 하고요"라고 하셨어요. 근데 백화점은 주차장이 좁아서 걱정됐어요.
가는 동안 애들이 뒤에서 "엄마 운전 잘한다!"라고 응원해 줬어요. 근데 중간에 큰애가 "엄마 아빠가 운전할 때랑 다르네"라고 해서 남편이랑 강사님이 웃으셨어요ㅋㅋ 솔직히 저도 웃겼어요. 아무튼 가족들 태우니까 책임감이 더 생기더라고요. 더 조심하게 되고요.
백화점 주차장 들어갔는데 진짜 어렵더라고요. 기둥 사이가 생각보다 좁고, 다른 차들도 계속 움직이고... 땀 뻘뻘 흘리면서 겨우 한 칸에 넣었어요. 강사님이 "첫날보다 훨씬 나아졌어요"라고 하셨는데, 남편은 뒤에서 숨소리만 크게 쉬고 있더라고요ㅋㅋㅋ

넷째 날은 혼자 운전 연습했어요. 강사님이랑 둘이 타서 조금 더 먼 곳까지 가봤어요. 울산 북구 쪽 큰 도로랑 고속도로 진입로 근처까지 갔다 왔는데, 속도 내는 게 제일 무서웠어요. 60km로 달리는데도 진짜 빠르게 느껴지더라고요.
강사님이 "이제 가족들이랑 주말에 드라이브 가셔도 되겠어요"라고 하시는데, 진짜 그럴 수 있을까 싶었어요. 근데 또 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어요. 연수 끝나고 며칠 뒤에 남편이랑 애들이랑 간절곶 쪽으로 나가봤거든요. 남편이 조수석에서 계속 봐주긴 했지만, 제가 거의 다 운전했어요!
처음엔 애들 태우고 운전하는 게 부담스러웠는데, 이제는 오히려 애들이 있으니까 더 집중하게 되는 것 같아요. 뒷좌석에서 "엄마 여기 카페 가자!", "저기 공원 가자!" 하면서 떠들어도 예전보다는 여유 있게 대답할 수 있게 됐어요. 확실히 나아진 느낌이 들었거든요.
요즘은 주말마다 가족들이랑 같이 외출하는데, 남편이랑 번갈아 가면서 운전해요. 남편도 쉴 수 있어서 좋다고 하고, 저도 운전하면서 점점 익숙해지는 게 느껴져요. 애들도 "엄마 운전 이제 괜찮아졌어요."라고 하더라고요ㅋㅋ
진짜 연수 받길 잘했다 싶었어요. 혼자서는 절대 못 배웠을 것 같고, 가족한테 배우려고 했으면 서로 스트레스만 받았을 거예요. 이제는 애들 학원 데려다주는 것도 제가 하고, 주중에 마트도 편하게 가요. 가족들이랑 같이 차 타고 나갈 때마다 뿌듯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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